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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해군주둔기념탑 건립에 반대한다!
슬프다. 해군이 월미도 공원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해군주둔기념탑을 세운다고 한다.
월미도는 조선을 침탈하기 위해 몰려든 일본, 청나라, 러시아 등 제국주의 열강들이 석탄고를 비롯한 군사시설을 설치하면서 군사지대로 조차되었다. 이후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으며, 냉전시대의 비극을 상징하는 지대가 되었다가 2001년 10월의 군부대 이전으로 시민의 품에 돌아오기까지 50여 년을 군사력의 그늘에서 시름해온 것이다. 월미도에 공원을 조성한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시민들의 소망 때문이었다.
우리 문학인들은 지난해부터 월미공원 정상에서 평화의 촛불을 들고 ‘월미문학의 밤’을 개최해 왔다. 당연한 노력이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변화의 방향은 문화를 향한다. 21세기의 인류가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활동의 중심을 문화에 두는 까닭이 단지 여러 가지 산업이나 재화의 형태가 문화적으로 변하고 있는 때문만은 아니다. 삶의 질 향상, 시민사회의 성숙, 민주주의의 발전 등 세상의 중심 가치들이 모두 문화를 통해 구현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문화는 이미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가는 성장 동력의 원천이자 사회발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대체가 상상력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이 이곳에 다시 야만의 표상을 세우려 하고 있다. 월미도에 더 이상 군사시설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해군이 50년간 주둔하면서 일정하게 군사적 보루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월미도는 더 이상 군사 요지가 아니다. 해군 스스로 평택으로 이전해간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남북이 상호 교신하며 화해를 도모해나가는 때다. 온 겨레가 기나긴 냉전의 산물인 철책을 걷어내고 평화의 미래를 향해 혼신의 힘으로 나아가야 하는 때에, 해군은 도대체 왜 이리 어둡고 슬픈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가? 왜 이렇게도 옹졸하게 자기과시성 기념탑이나 건립하려고 몸부림치는가? 민족 앞에서, 역사 앞에서 왜 이렇게 이기적인가?
우리는 주장한다. 해군 주둔 기념탑 설치는 물론이요, 월미도 해안에 위치했던 발칸포 부대의 월미산 이전 요구도 철회되어야 한다. 해군의 군사기념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지는 월미도 행궁의 유력한 추정지 인근으로 시굴조사 대상지역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념탑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알지 못한 채 월미행궁 유적시굴조사 대상지에 해군기념물 공사 허가를 내준 인천광역시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원컨대, 월미공원을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해가자. 월미도에 더 이상 민족분단의 상처를 늘려가지 말자. 우리 문학인들은 끝가지 감시할 것이며 고발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 해군은 자기과시를 위한 주둔 기념탑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 인천광역시는 월미행궁 문화유적 시굴조사 지역에 내준 군사기념물 허가를 당장 취소하라!
- 침략과 전쟁으로 신음해온 월미공원을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하자!
(사)민족문학작가회 통일위원회, (사)민족문학작회의 자실위원회, 인천작가회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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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