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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론] 염무웅, 두 개의 역사시계
이름 관리자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두 개의 역사시계
염무웅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에서는 대한체육회․예총․민예총․제주도가 주관하고 통일부․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해방후 최초의 남북 민간교류 체육문화 행사가 ‘민족평화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이 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북측 인사 190명은 고려항공 비행기두 대에 나누어 타고 제주도에 도착하여 도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26일 오후 6시 폐막식이 열린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는 통일응원단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들과 남북의 선수들이 “우리는 하나다”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작별을 아쉬워했다고 뉴스는 전하고 있다.
 이와같은 축전 형식의 공식적인 민간교류는 최초인지 모르나, 사실 남북한간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다방면적인 교류가 이루어져 왔다. 올해만 하더라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남북이 민족애를 확인하는 기회로 되었고, 얼마전에는 정주영체육관의 개관에 참석하기 위해 대규모의 남측 참관단이 평양을 방문함으로써 또 한차례 분단의 벽을 낮추는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소위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간의 외교적․군사적 긴장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이 이처럼 평화지향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다행한 일이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통일임은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이처럼 남북이 교류하고 화해하며 공존하는 평화의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긴요함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면 한편에는 이러한 긍정적 진전의 흐름이 있는 반면에 다른 편에는 이와 양립될 수 없는 냉전시대의 살기(殺氣)와 적의(敵意)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떠났던 조국땅을 37년만에 밟고 나서 한달 남짓한 동안 송두율교수가 그 조국으로부터 받은 대접은 이 나라의 역사시계가 지금 어느 시간대를 가리키고 있는지 심각하게 증언한다. 보수언론․극우정치인․공안세력들이 송교수를 물어뜯고 짓씹어 마침내 구속에까지 이르도록 압력을 가하는 동안 보여준 그들의 가학적(加虐的)광기와 집단 히스테리는 중세말 근대초에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재판의 바로 그것이다.
 다들 안타깝게 여기는 바와 같이 송교수의 처신에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가 1973년 북한 방문시에 노동당에 입당했던 사실을 그후 한번도 또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것은 적어도 한국적 기준에서 볼 때 있을 수 없는 실책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그의 의도적인 범죄은폐라기보다 이 나라의 살벌한 현실을 오래 떠나 있었던 데서 오는 단순한 감각마비라고 해석한다.
 그밖에 보수언론과 공안세력들이 송교수에 대해 비난한 사안들 가운데 내가 동의하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어떤 신문은 송교수의 귀국을 기획입국이라고 명명했고 또 어떤 언론은 송교수의 국내 연계세력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심지어 어떤 정치인은 아예 송교수를 간첩이라고 지칭하였다. 참으로 기가 차고 숨이 막힌다. 도대체 기획입국이라니! 잘 알려진 것처럼 송교수는 최근 십여년 동안 국내의 대학강단에 서기 위해서, 또는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서 여러번 귀국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좌절되었다. 그러다가 젊은 세대의 자발적 열정에 주로 힘입어 노무현정권이 탄생하자 아마 그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었을지 모른다. 드디어 고국땅을 밟아보게 되는구나! 그런 점에서 그의 귀국은 대담한 돌출입국이 아니라 말 그대로 순진한 기획입국이다.
 2003년 10월의 한국 언론은 후일 세계인권사에 치욕의 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왜냐하면 수사중인 사건의 내용을 편의적으로 또 악의적으로 왜곡 보도하여 아직 기소되지도 않은 피의자의 인격을 무자비하게 유린하고 명예를 훼손하였기 때문이다. 한편에서 이런 잔인한 일이 벌어지는 동안 다른 편에서 송교수의 감옥행에 빌미가 되었던 북녘 사람들과 남쪽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수십만명의 죄없는 목숨을 빼앗은 마녀사냥이 중세로부터 근대로의 전환기에 일어났다는 것은 역사적 전환에 대한 기득권세력의 공포와 저항이 그만큼 완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오늘 이 시대 또한 하나의 전환기라는 말인가!

*「영남일보」 10월 28일자 시론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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