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문학, 부평 도쿄제강 사택과 코로나19 엔데믹 시기 노동자 등을 다뤄
계간 『작가들』 2022년 여름호가 출간되었다.
『작가들』은 인천작가회의 소속 작가들과 다른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드는 창작란(시/소설/동시/동화), 삶과 문학 사이에서 오늘의 여러 이슈를 진단하는 평론들(특집/비평/기획연재),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민중의 다양한 인생 경험과 인천에서의 삶이 교차하며 짜이는 현장 취재(우현재/르포/민중구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깨어 있는 삶, 깨어 있는 문학”을 모토로 이성적 판단과 깊이 있게 해석된 경험, 감동을 부르는 문학작품들로 이루어진 『작가들』은 2022년 여름에 여든한 번째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특집] 여성의 전쟁 기록, 희생자의 당부, 태평양전쟁기 일본의 미망인 담론
최정호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최은영의 『밤길』을 남성을 중심으로 한 전쟁서사의 역사-기록 바깥에 있는, ‘누락된 사람들’의 ‘목소리’로 바라보았다. 류신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게오르크 트라클의 시 「그로덱」을 상세히 독해하며 희생자를 위한 레퀴엠과 미래 세대를 위한 당부를 함께 읽어낸다. 오성숙은 태평양전쟁 수행기 일본의 미디어 전략 구도에 나타난 복수 찬미와 재혼 부정론이 어떻게 후방을 조직하여 여성과 문학을 전쟁 협력의 도구로 활용했는지 차분하게 보고하였다.
[기획연재] 욕망의 그래프 완성태, 만주의 ‘현지파 문학’
서영채의 「인문학 개념정원」은 ‘욕망의 그래프’ 완성태를 다루었다. 자기동일성이 깨지면서 타자의 결여를 자기 몸에 새기는 주체의 윤리적 책무가 또렷하게 부각된다. 윤영천의 「일제강점기 한국 현대시와 만주」는 마지막 연재분에서 중국 동북 만주지역에서 출현한 ‘현지파 문학’에 주목하였다. 윤해영과 김조규의 시를 대표작으로 만주의 정착 이민기 조선인의 역사와 현실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세세하게 살펴본다.
[우현재/르포] 부평 도쿄제강 사택, 진도 국민해양안전관, 엔데믹 시기의 노동자들
〈우현재〉는 오랫동안 ‘검정사택’으로 알려져 있다가 철거된 도쿄제강 사택의 역사를 다루었다. 도쿄제강에서 건설한 사택에서도 내지인과 식민지인을 가르는 차별의 구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르포〉는 모두 두 편이다. 송수연은 진도의 국민해양안전관을 찾아 모호한 구성, 오류투성이 타임라인, ‘기억의 벽’ 타일 무단 도용 등의 문제점을 짚었다. 연정은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거치며 위축되었던 사업장에서 보호받지 못한 공항·항공 노동자, 학습지 교사, 세종호텔 노동자가 엔데믹 시기에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벌인 싸움의 현장을 찾아갔다.
[시선, 창작(시, 소설, 동시, 동화)/서평] 방정환과 인천의 인연
〈시선〉에서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방정환 관련 사진을 모았다. 사진을 모으는 중에 방정환과 인천의 인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존스턴별장(인천각)에서 일주일 요양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관련 사진을 서둘러 찾아 넣었다. 창작란은 언제나 든든한 『작가들』의 텃밭이다. 임선기, 정민나, 김종옥, 김네잎, 백인경, 고명재, 김선오, 차도하의 시, 홍인기 이재은의 소설이 실렸다. 〈노마네〉에는 조정인, 김춘남의 동시와 김우주의 동화가 어린이의 마음을 담았다. 〈서평〉란에서는 이병국 시집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마영신 만화 『남동공단』, 한순미의 『다초점 렌즈로서의 재난인문학』을 다루었다. 김안, 서찬휘, 김요섭이 각각 소개하였다.
작가들 2022년 여름호(81호) 목차
책머리에 | 전쟁이 삼킨 목소리를 위하여 / 이재용
시선 | 방정환과 어린이날 100년 / 천도교청년회
시 |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 외 1편 / 임선기
가이아 외 1편 / 정민나
종 보존 등급 : [V] 외 1편 / 김종욱
배터리 케이지 외 1편 / 김네잎
리플리 증후군 외 1편 / 백인경
대답해줘요, 움직씨 외 1편 / 고명재
교신 외 1편 / 김선오
옷 입기 싫은 아이 외 1편 / 차도하
소설 | 하얀 신작로 / 홍인기
한마디면 충분했다 / 이재은
노마네 | 동시 메리는 어딜 갔을까? 외 1편 / 조정인
동시 길 외 1편 / 김춘남
동화 기억 사이 / 김우주
특집 | 전쟁과 문학, 그리고 여성
여자의 목소리 / 최정호
전쟁과 서정─게오르크 트라클의 전쟁시 「그로덱」 깊이 읽기
중일전쟁 시기 일본문학, 그리고 여성 / 오성숙
기획연재 | 인문학 개념정원 <14회> / 서영채
일제강점기 한국 현대시와 만주 <4회> / 윤영천
우현재 | 무관심 속에 사라진 부평 도쿄제강 사택 / 손민환
르포 |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 송수연
돌아가지 못한 일터, 끝나지 않은 투쟁 / 연정
서평 | 응시와 형식의 윤리 / 김안
악몽까지 꾸는 경험을 ‘재미있게’ 읽게 하기 / 서찬휘
경고신호 혹은 우리의 얼굴 / 김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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