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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전] [대전작가회의 성명서] 교육부는 고현철 교수의 투신에 대답하라
이름 대전작가회의 이메일



대전작가회의 성명서

 

교육부는 고현철 교수의 투신에 대답하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투신을 하느냐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얼마든지 말로 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 투신한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행동이 아니냐고 말한다. 독재와 맞서 싸웠던 197080년대도 아닌데 총장 직선제가 뭐라고 교수가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행동을 해야 하느냐는 말을 한다. 그렇다, 지금은 유신독재 시대도 아니고 신군부가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시대도 아니다. 고현철 회원의 죽음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회원들이 있다면 이 말을 먼저 하고 싶다. 지난 8년 대한민국의 시계는 어디에 있었는가.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안녕한지 물어야할 때다. 권력에 거슬리는 조직은 찍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정권과 동거하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얼마나 자유로운지, 스스로 자신의 글과 자신의 생각에 대해 충실히 검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대학 총장 직선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왜 총장 직선제를 해왔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했는가. 두말할 것 없이 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그 바탕 아래 지성인을 키워내기 위함이었다. 지금 대학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 교수들이 정권에 빌붙어 사리사욕이나 채울 때 그런 교수 밑에서 공부하는 청년들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이 미래가 없는 사회로 가는 길임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이런 절실함을 매일 보고 들었던 고현철 회원이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어디 그뿐인가. 전교조 탄압을 지난 8년 끊임없이 지켜보았다. 정권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청소년, 청년들의 교육을 손아귀에 쥐고, 길들여진 주권자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이런 모습을 현장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이런 현장에서 학생들을 길러낼 때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다면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고현철 회원의 투신은 지금 대한민국 학원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넘어 절망감의 표현이다. 경쟁에만 관심 있는 교육, 나만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교육, 상대방을 죽이고 내가 위에 서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공장식 교육을 보고 질식이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청소년이, 청년이 바른 교육을 받아야 미래 사회에 희망이 있다. 지금의 교육 현실을 만들어낸 정권이 바라는 바를 고현철 회원은 현장에서 온몸으로 느꼈고 그런 위기의식이 투신으로 가게 만들었다.

 

지금 백 년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할 교육 현장에 영혼 없는 자들이 우후죽순 자라나고 있다. 이런 자들에게 교육을 학교를 맡길 수 없다. 교육은 희망의 씨앗이다. 씨앗을 뿌려 나무로 성장하게 만들고, 그 나무가 비바람을 막아내고 그늘을 만들고 공기를 만들어 우리들이 숨 쉴 수 있게 한다. 그 현장이 공해에 찌들어 더 이상 재목을 키울 수 없다면 현장에 있는 교수가 얼마나 큰 절망감을 느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돌아보라. 혹여 우리가 벌거벗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 않는가. 돌아보라. 작은 둑이 터지면 그때부터 이곳저곳 쉴 새 없이 무너지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8년간 충분히 경험했다. 고현철 회원의 투신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남긴 마지막 몸부림이다.

 

 

2015823

대전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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