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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무 늦은 연서
이름 문계봉 이메일
첨부 시지 표지.jpg (9.7K)
링크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009202 Hit:9



책소개

1995년 제2회 실천신인상으로 등단한 문계봉 시인의 시집 『너무 늦은 연서』가 출간되었다. 문계봉 시인이 등단한 지 스무 해를 넘기고서야 그의 첫 시집이 실천시선 253으로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시집에는 「너무 늦은 연서」를 포함한 68편의 시를 수록했다. 
수록된 시들의 문체는 서정적이나, 담긴 신념은 올곧고 단단하다. 그의 시를 읽으면 어쩐지 윤동주나 한용운의 시가 떠오르는 까닭이다. 오랫동안 시집 출간이 미뤄진 것도 결코 다름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겸손하고 강직한 가치관에 기인했으리라. 그의 시는 부드럽지만 또한 강인하다. 
시집에는 혼란한 세상에서의 투쟁과 역사, 연민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천시선 253 『너무 늦은 연서』는 문계봉 시인이 독자 혹은 세상에 보내는 ‘너무 늦은 연서(戀書)’이다.

[예스24 제공]
 

저자소개

문계봉

저자 : 문계봉
저자 문계봉은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지만 이내 인천으로 올라온 후 줄곧 인천에서 살아왔다. 연세대에서 신학(전공)과 국문학을 공부했고 중앙대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해방공간의 사회주의 문학운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제2회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추천사>

민중문학의 해안에 포스트모더니즘이란 흑선이 엄습한 1990년대 중반에 80년대 문학의 세례를 흠뻑 받은 채 시단에 상륙한 그와 그 또래의 혼돈을 이 시집은 충실히 보여 준다. 소련의 해체와 문민정부의 출범에 즈음한 전향의 계절‘, 생활’이라는‘ 낯선 전선’에서 절뚝이는 혁명파의 초상을 노래한 전반부는 새삼 우리가 막 빠져나온 긴 터널의 고비들이 얼마나 저열 하고 모욕적이었는지를 일깨운다. 물론 이 시집은 시간 여행이 아니다. 연로한 어머니께 헌정한 3부가 단적으로 보여주듯 시인의 사유는 근사(近思)로 회귀한다. 나로부터 세상으로! 유토피아가 따로 없다.바로 큰 세상을 머금은 작은 이야기를 기원으로 시인은 다시 님의 귀환을 노래한다. 4부가 만해풍의 노래로 마감한 것은 상징적이다.비관과 낙관의 고비들을 겪고 다시 시로 돌아와 이만한 시 작업을 밀어온 문 시인의 고투가 기룹다. 뒤늦게 첫 시집 출간의 기쁨을 누리는 문계봉 시인에게 늦됨을 축복으로 전환할 줄 아는 정진을 주문하는 일이 부질없겠다.(최원식, 문학평론가)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제1부 
자화상 
그들만의 공화국 
다시 잠 못 드는 밤에 
밤길 
면회2 
그는 더 이상 진보적 잡지를 읽지 않는다 
성하(盛夏) 
유혹 
재기(再起) 
그리움 뒤에는 무엇이 남는가 
원죄처럼 아리고 애인처럼 절실한 
꿈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 
봄, 이 두려운 
진혼곡조(鎭魂曲調) 
4월, 그날 
광화문광장 예술가 텐트촌에서 

제2부 
불면 
이 풍진 세상을 위하여 
가수 승미 
꿈꾸는 낙타 
봄비 
비와 함께 흐르는 늦봄의 오후 
실연한 애인들을 위한 보고서 
소나기 
순명(順命) 
10월 
11월 
12월 
겨울비 
동지(冬至) 
교감(交感) 
꽃샘추위, 황사 
죽음의 얼굴 
너무 늦은 연서(戀書) 
상처 
사라진 마을 
상련(相憐) 
홍예문에서 
신포동 백제호텔 커피숍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기다림을 기다리다 
시간의 틈새 
그 방에서 보낸 한 철 
사청사우(乍晴乍雨) 
시간(時間) 

제3부 
마음으로 듣는 소리 
가을 앞에서 
슬리퍼를 돌려놓으며 
어느 볕 좋은 날 
열꽃 
저울 
이른 귀가 
수돗물 좀 꼭꼭 잠가 주세요 
무상(無常) 
겨울, 가족공원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영별을 위한 짧은 여행의 기록 
겨울 그 서늘한 

제4부 
낯선 곳에서 당신의 안부를 묻다 
당신과 조용히 늙어 가고 싶습니다 
당신의 꽃밭 
동화(同化) 
만우절 
불면 
상강(霜降) 
하찮은 대화 
한 그리움이 또 다른 그리움을 찾아가는 길 
흐리고 불안한 저녁 

해설 김응교 
시인의 말

[예스24 제공]

출판사 서평

시에 신체의 움직임이 보이는 흔적은 온몸으로 시를 쓴다는 증거다. 온몸으로 쓴 시는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된다. 문계봉의 첫 시집 첫 시에는 신체의 움직임이 명확히 나타난다.
시를 읽는다는 동사는 눈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뇌를 움직여 상상하고, 냄새를 떠올리는 육체적 반응을 포함한다. “소 힘줄 같은 고집”, “힘줄의 탄력”, “허기만큼의 높이”, “삶의 게릴라” 같은 표현은 그의 글이 모두 철저하게 온몸을 통과하여 나온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글에 나오는 온몸의 시학, 가족 공동체와 같은 연대 의식, 운명과 싸우는 혁명의 자세, 이 세 가지의 힘줄이 그의 시를 이루는 근육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배우 이소룡을 닮은 날렵하고 세련된 얼굴에 그의 형색은 “낭패도 모르는/기다림 속에서 든든하게 무장된/삶의 게릴라” 바로 그 모습이었다. 거친 야생마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는 무척 따스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주도하기보다는 먼저 경청하려고 애쓴다. 그의 시는 그런 넉넉함이 묻어있다.
이 시집의 1부는 역사 변혁에 참여했던 여러 군상들을 그린 시편이다. 그는 “모자 위 눈을 털며 숙소의 불을 켜는/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다시 잠 못 드는 밤에」)을 호명하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결사의 실천을 경주하는”(「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 체 게바라를 불러낸다. 암담하고 지루하고 잔혹한 시대에 그는 적을 비판하기보다 대부분 함께했던 어진 이들을 그리워한다. “해지는 인천에서/해 뜨는 강릉으로/친구 보러 가는 길”(「면회2」), “돌아오는 동료들의 잠든 이마 위로/가장 밝은 광주의 밤 별 하나 반짝 내려와 박힌다”(「그리움 뒤에는 무엇이 남는가」) 등, 특히 “도둑처럼 찾아든 그 매정한 물결 너머로 부표처럼 떠다니는 너희의 마지막 웃음소리”(「진혼곡조」)로 상징되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연작시 「봄, 이 두려운」, 「4월, 그날」, 「광화문 광장 예술가 텐트촌에서」 등은 그가 바라는 것이 싸움 이전에 애도와 사랑의 회복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시는 관념적인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생생한 삶을 드러낸다. 그 삶이 늘 사랑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시집 후반부인 3부 4부의 시들에서 잘 볼 수 있다.

그때 내 맘에도
많은 빛들이 살았지
내 쪽에서 등을 진 빛
무심하게 방치한 빛
감당하지 못하자
스스로 나를 떠난 빛
잃은 빛과 잊힌 빛
나를 떠난 빛 사이에서 자주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떠나지 않은 채
나와 함께 빛나 온
대견하고 고마운 빛
무뎌진 그리움일망정
끝끝내 지키고 싶은
결코 잃어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는 빛
또는 빚, 당신
― 「너무 늦은 연서(戀書)」

많은 이들이 그를 떠났지만 “단 한 번도 나를 떠나지 않은 채” 그와 함께 빛나 온 “대견하고 고마운 빛”은 무엇일까. “결코 잃어서도 안 되고/잊을 수도 없는 빛”은 빚으로 환치(換置)된다. 빛의 고마움은 그가 스스로 빛으로 살아 다른 이들에게 갚아야 할 빚인 것이다. 이 시는 이 시집 전체를 감싸는 주제로 다가온다. 

문계봉의 시를 읽을 때 릴케와 비슷한 간절한 종교성이나 내면의 역사성이 느껴진다. 야만적인 현실에 저항했던 문계봉의 시가 마치 릴케의 편지처럼 읽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4부의 시에는 ‘운유당(暈遊堂) 서신’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습니다” 체로 쓴 그의 서간체 산문시는 정겹고 따스하다. 또한 산문시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간절하게 응시하게 한다. 손으로 쓰는 편지가 사라진 시대에 종이 편지 한 편 한 편 아프게 읽은 기분이다.

어리광 부려볼 데 없이 그의 시들은 대부분 경건하다. 시집을 읽으면 사랑을 기도하는 근육에 힘이 붙는 듯 했다. 그의 시는 날랜 솜씨를 오래 끓인 누룽지 맛에 숨기고 있다. 그 누룽지 맛에는 군중 속의 고독도 어려 있다. 지난 세월과 일상생활 그리고 가족 공동체와 보이지 않는 그대에게 무한한 사랑을 호소하는 시인이 문계봉이다. 크낙하면서도 나지막한 사랑이 있었기에 그는 현실 문제에도 괴로워하고 끊임없이 연대해 왔을 것이다. 시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이 모든 상처를 회통(回通)하며 널리 널리 퍼지기를 희망한다.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의 말

생각해 보면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시가, 문학이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라(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슴에 품은 채 몇 구비의 고단한 현실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발을 헛딛고 마음을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이 휘황한 자본의 시대에 시가 과연 무슨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이후로 오랫동안 나는 세상을 바꾸는 데 있어 시보다 훨씬 직접적이고도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다른 무기’를 벼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고, 시를 기꺼이 ‘포기’했지만 결코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지요. 나는 시를 외면하고 살아왔지만 시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난한 싸움과 잦은 패배 과정에서 투혼도 신념도 무뎌질 때쯤 어느 날 불쑥 시가 나를 다시 찾아왔던 것입니다. 고맙고도
미안했습니다. 오래 된 시작(詩作) 노트를 다시금 꺼내 들고 시효 지난 시들을 묘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야만의 시대를 온전히 견뎌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시와 문학에 빚진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후 삶과 문학이 일치하지 않는 시인은 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현장에서, 일상에서 틈틈이 끄적거렸던 시들을 모아 세상의 허다한 시집 더미 위에 한 묶음의 부끄러움을 보태고자 합니다. 성취의 자부는 적고 부끄러움은 많습니다.

끝으로 늘 옆에서 응원해 준 후배 상훈, 효운, 혁재 그리고 나를 대신해서 언제나 집안의 대소사를 챙겨 온 믿음직한 동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들과 함께여서 쓸쓸하지 않았고 여전히 제가 있는 자리에서 올연(兀然)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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