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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수를 닮은 이야기
이름 사무처 이메일
첨부 박구경_국수를 닮은 이야기.jpg (11.9K)






▶ 책 소개


박구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개성적인 화법으로 모든 것에 소통하는 여유와 탄력이 돋보이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1회 경남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구경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삶의 눈물과 허기를 통찰하며 현실을 직조하는 감각과 서정이 곡진하면서도 간결하다. 시집 표제를 뽑은 시이기도 한 짧은 시는 어렵다를 보면, “국수./ 짧고 긴 생명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나이 먹어가며 하나씩 버리고/ 정리하는 것과 같이촌철살인, 시의 본령을 찾아 깊고 정겹되 단단한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null)

전쟁이나 평화적인 것, 평화, 이라크 학동(學童)들에게등의 시편들에서는 무거운 주제에 짓눌리지 않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적 담화를 이끌어내고 있고, 대숲에 흰 눈이 내리면, 응시, 김해 김씨 울 엄마 창순이, 닭이 울기 한참 전에, 눈물바다등의 사모곡과 가족 간의 정담과 애잔한 별리를 노래한 시편들은 한 폭의 파스텔화처럼 여운이 깊다.

 

생활용품을 가득 싣고 다니는 파란색 만물트럭”(오후의 빛깔)이 한차례 시끌벅적 장사를 하고 막 떠난 뒤의 그 적막, 그 오후의 빛깔을 시인의 몫으로 보듬어 안는가 하면, “지나가는 전깃줄 쉭쉭, 그림자가/ 창문에 커튼에 다 떠나지 못한 누구의 울음처럼 찾아오는”(달걀 삶아 먹는 겨울밤은 깊고) 겨울밤의 묘사 등 전통적 고요한 아름다움, 전통이 지니는 힘, 요즘 사라져 버린 것들 내쳐지는 것들까지도 생활의 일상성 중에서 부드럽고 편하면서 독자들까지 소통을 건네는 파격적이고 재미있다. 또한 시인은 한숨 돌리면서 예민하게 볼 것을 보는 성찰과 겸허 속 깊은 의미의 시적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박시교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을 현실투시와 농익은 서정이중주의 하모니로 요약하면서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가짐으로써 마침내 명창의 반열에 오른 소리꾼에 비유하고 있고. 강형철 시인은 그의 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대세인 세상에서 공동체의 대의와 구현해야할 정의를 숙성된 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시는 현란한 말들의 무분별한 조합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의 삶을 매개로 숙성되는 것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 시단에 보여주는 한 전범이라고 헌사하고 있다. (null)

 

박구경 시인은 1956년 산청에서 태어나 1996년 문단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등을 냈다. 백석 시인의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국수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번 시집은 곧 국수를 닮은 사람들을 향하는 시인의 간곡한 경배이다.



▶ 목차


1

오는 겨울/ 겨울일기/ 적막/ 개구리 소리/ 제비/ 그가 앉을 만한 뜰/ 새떼/ 처마 끝/ 오후의 빛깔/ 가을이 꽉 찼다/ 채색/ 저 푸르른 눈물/ 일어나 맨 처음 바라보는 쪽/ 덕유산 설경/ 인간의 의리, 그 도저함

 

2

대숲에 흰눈이 내리면/ 응시/ 김해 김씨 울 엄마 창순이/ 담배/ 닭이 울기 한참 전에/ 눈물바다/ 조붓한 고샅이 눈물로 흐르더라도/ 고모 운운해 본다/ 아스팔트에 내다 넌 슬픔/ 책에 눌린 3/ 두 손으로 받들 둥지/ 도마는 늙었다/ 달걀 삶아 먹는 겨울밤은 깊고/ 수돗물로 쏟아지는 설움/ 시일是日/ 잔칫날/ 키 높임 신발

 

3

전쟁이나 평화적인 것/ 그 집에는 베트남 며느리가 없다/ 평화/ 이라크 학동{들에게/ 단상/ 4·16 세월호/ 광화문에는 붉고 흰 꽃 사태/ 피노키오, 각하는 죽었다/ 리버킬/ 강물의 점심 식사/ 군화/ 진부한 시/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개가 사라졌다/ 이면시裏面詩

 

4

/ 오십줄/ 무의촌/ 트럭/ 개는 목줄에 묶여 저기/ 몸뚱이로 오는 두꺼비/ 내다 버린 가구/ 슬픈 공원/ 화목/ 어린 사람/ 짧은 시는 어렵다/ 이백과의 산중 문답/ 오름에 업힌 집 한 채와 하늘사다리/ 꼬춧가루 풀어 먹고 용궁으로 잔뜩 가자/ 나비구름으로 부활한 이여



▶ 시인의 말


지난밤 비에 젖은 언덕 위

그 곁은 채소밭

함석집 사철나무 울타리 가지치기를 하는 당신과 깡통을 두들기며 놀고 싶은 푸른 하늘입니다

이젠 이런 그림을 그리고 나서 울고 싶습니다

그는 런닝구 차림

그 곁은 살이 통통 오른 파꽃 파들의 꽃

 

2017년 겨울

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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