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새책 조회 1545 제목 송기숙/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 이름 관리자 첨부 8990553377_1.jpg (21.9K) 역사의 상흔을 찾아 국토를 누빈 송기숙의 산문집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 (화남출판사, 2005년 3월 7일) 문단 데뷔 40년, 첫 산문집 출간 이후 20년 만에 펴내는 산문집. 화가 강연균의 수채화를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담았다. 모두 4부로 나뉘어져 18편의 산문으로 묶여졌으며, 무엇보다도 우리 역사의 뒤안길에서 건져 올린 깨달음을 전해준다. 책은 한국 근세사 속에서 우리 겨레가 살아온 모습과 민초들이 국가권력과 지배층에 시달리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온 생존철학과 그 생활상을 그렸으며, 아울러 동학농민혁명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이밖에도 시인 고은, 경제학자 박현채, 소설가 황석영 씨와의 만남과 다양한 에피소드와 일화를 들려준다. 송기숙 1935년 전남 장흥 출생. 1965년 <현대문학>에 평론을, 1966년 단편 「대리복무」발표하여 평론가와 소설가로 활동 시작. 소설집으로 [백의민족], [재수없는 금의환향], [테러리스트]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 [녹두장군]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녹두꽃이 떨어지면], [교수와 죄수 사이]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뭉게구름을 띄운 초여름 하늘도 아름다웠지만 그 초록색이 나무도 아름다워 나는 운동시간 20여 분 동안 내내 넋 나간 사람처럼 포플러만 건너다보고 있었다. 당장 징역을 몇 년 받을지 모르는 따분한 형편이었지만, 그런 처지는 까맣게 잊고 포플러와 푸른 하늘에 넋이 나가 있었다.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가 새삼스럽게 감탄을 하며 교도관을 따라 복도로 들어서다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단편을 쓰기도 했다. 사람은 오랜 세월을 자연 속에서 살아왔으므로 녹색 속에서 살아온 셈이다. 그러니까 녹색은 세상의 기본색깔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 눈에 피로가 가장 적게 느껴지는 색깔도 녹색이라고 한다. 도로 표지판 바탕 색깔을 녹색으로 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색깔을 20여 일동안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나는 밥을 굶듯 초록색에 허기가 졌던 꼴이고,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다. ::작가의 말 여기 실은 글들을 추리면서 나는 소설 쓰기를 주업으로 살아온 걸 새삼스럽게 잘했다고 생각했다. 불행했던 우리 역사와 현실을 소설로 쓰면서 그만큼 고민하고 탄식했으며, 그 연장선에서 더러는 현실에 뛰어들었고, 지금도 그런 시각으로 우리 현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송기숙 ::추천글 복에 겨운 것의 하나는 오랜 벗 송기숙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를 만나기 전에도 설레고 그를 만난 뒤에도 설레인다. 정작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된다. 우리는 술 없어도 크게 취하기 때문이다. 새삼 그의 산문집을 대하니 이 문명 망망대해의 시대 넘어 우리 고향에 살아있던 진실이 엄연히 되살아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큰 폭의 인식이 큰 가슴의 서사와 함께 있는 경지를 나는 이 기교 없는 진술을 통해서 배우는 바가 아주 많다. - 고은(시인) 습작시절 송기숙 선생의 소설들을 밤새워 읽고 또 읽은 적이 있었다. 책장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맘이 울적할 때나 결국 모든 것이 허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책을 찾아 들었다. 그 책 뒤에 실린 선생의 흑백 사진, 거뭇한 얼굴에 주름진 미소만 바라보아도, 그래 써 보는 거야 하는 용기를 주었던 분. 그분의 산문은, 소설에서 보여주었던 지식인 냄새를 애써 누르고 인간 송기숙의 면모를 물씬 느끼게 한다. 따뜻한 사랑방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하고 된장찌개를 앞에 놓고 반주를 곁들이며 좋은 어른과 식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문장과 생각을 가진 작가를 관직에서 일하게 하는 국가는 얼마나 행복한가, 아니면, 이런 작가를 공문서 작성에 빼앗긴 우리는 얼마나 불행한가! 송기숙 선생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과 함께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다. - 공지영(소설가) 나는 작가 송기숙을 생각하면 언제나 승주 선암사의 문간방이 생각난다. 그는 그곳에 쭈그리고 앉아 오랜 세월 마치 면벽수도라도 하듯 저 유장한 대하소설 <녹두장군>을 썼던 것이다. 그 작품을 쓰는 동안 그는 남도 황톳길을 수천 리도 더 걸었을 것이고, 이름 없는 주막의 처마 밑에서 수만 잔의 막걸리도 더 걸쳤을 것이다. 그가 소설로써 못 다한 우리 역사의 뒤안길을 예리한 촉수로 더듬어낸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은 송기숙 문학을 이루고 있는 살과 뼈가 무엇인지, 그 힘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감동적인 산문집이다. - 김영현(소설가)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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