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정 회원주소록 회원주소 변경 신청 회원작품 회원새책 문학 in 미디어 회원 게시판 사무처에 바란다

회원동정

회원주소록

회원주소 변경 신청

회원작품

회원새책

문학 in 미디어

회원 게시판

사무처에 바란다

회원새책

이 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이 글을 C공감으로 보내기 rss
조회 33
글자 크게 하기 글자 작게 하기 프린트
제목 검찰개혁 촛불항쟁 시집
이름 임백령 이메일
첨부 검찰개혁 촛불항쟁 시집 표지.jpg (1.7M)



검찰개혁 촛불항쟁 시집

    

(시사성이 있는 작품을 내면 좀 불편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요, 추운 날 손이 얼어가면서 외치다 먼 밤길 열차 길을 내려온 사람의 정성을 너그럽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어감각이나 세련된 시들은 차고 넘치는 우리 시단의 뛰어난 시인들이 많으니 제가 그쪽을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이제 한 권만 더 현실과의 대결로 끝내고 예술 본향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래도 동족은 분단되어 있고 분단국가는 강대국에 예속되어 있고 정의는 훼손되어 누군가의 분노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런 대로 한 세월 흘러가겠지요.) 


2019928일부터 지방에서 서울로 매주 토요일 거르지 않고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짧은 시일 안에 만든 시집이다. 한 달 뒤 1028일에 몇 군데 PDF 파일을 공유했다가 도중에 몇 편 끼워 넣고 연말에 최종적으로 몇 작품 가감하여 1인 출판사를 통해 발간한 것으로 시인은 서초동 집회에 끊임없이 참여한 위대한 전사들께 시집을 나눠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고 있다. 단시일 내에 엮은 것이라 작품성이 무를 수도 있지만 오로지 검찰개혁의 기치 아래 현장 상황과 정서를 담아내어 역사의 현장성과 현실의 증언과 정의의 가치 실현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gulbong@naver.com으로 연락하면 책을 무료로 보내드리려고 한다. 시인이 고른 작품을 여럿 올려 보았다.

 

 

억새

 

동료가 장안산 억새 보러 가자고 토요일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약속 있다고 둘러댔네

 

하얀 억새밭 눈부시게 넘으며

산굽이에 던져 놓는 사유 한 줌

빠져나간 고뇌 두세 줄기 뒷길에 서서

돌아보면 영롱하게 빛나며 손을 흔들어 주는

눈물 몇 방울의 증발 놓쳐야 할 올해

 

그러나 보아라

장안산보다 높은 서울 길 올라가

억새보다 눈부시고 억새보다 억센

촛불의 함성으로 뿌리를 박아

바람에 뜯기지 않는 소리의 갈기

꺼지지 않는 눈부신 불빛

보아야 할 자들 앞에 하얗게 질릴

장안산 억새밭보다 넓고 긴 장관을

끝없이 펼쳐 놓으리라

 

 

군중(群衆)

 

사람들이 오네 나는 한곳에서 그들을 보았네

이미 포진한 수백만 무리들 굳건한 진영 주위로

끝없이 흘러드네 어린아이 팔순 노인 수녀님까지

그 속으로 합류하는 무한정 군중들을 보았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의 모든 모습을 헤아려보듯

일제히 모여드는 이들은 분노를 안고 왔지만

평화로운 눈빛이었네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인 듯

불의는 정의의 불길 아래 사라지는 것 안다는 듯

두 배 세 배로 불어나는 난생 최대의 인파에 취해

사람들의 결집 이유도 한순간 다 잊어버리고

적대 조직의 썩은 관행을 향한 외침도 잠시 버리고

다만 사람들의 무한한 얼굴을 보며 생각하였네

저들의 눈과 손과 심장은 본래 하나였을 거라고

저들의 눈과 손과 심장은 지금 불타오르는 중이라고

 

 

투쟁의 슬픔

 

대검찰청 청사 앞 아스팔트에 깔개 없이 앉아

저 앞에서 도도히 밀물져 오는 구호와 환호성

받아넘기고 나면 울컥 가슴 속에 내리는 것

있다. 헤아릴 수 없는 군중의 도저한 점령의 힘도

아니다. 설움의 세월 쏟아 내는 벅참도 아닌 것

 

그것은 소리 없이 나를 흐느끼게 한다. 밖으로는

거칠 것 없는 분노와 함성 질러 내지만 속으로

새어 들어오는 슬픔의 검은 빛줄기 그것은

막막함일 것이다. 외치지 않아도 이뤄져야 할 것이

외쳐 대도 관철되지 않는 이 땅의 요지부동 철옹성

 

인권을 말살하고 정의를 비웃고 상식을 초월한

변함없는 역사와 반성할 줄 모르는 집단의 관성

우리 앞에 가로놓인 거대한 악마의 사막을

우리 앞에 끊임없이 짐 지운 희생의 제물 공양을

한없이 걸어가며 바쳐야만 하는 것이다.

 

 

기해년 촛불집회에 출정하며

 

간다. 서울로, 시속 이백팔십 킬로미터

초고속열차를 타고 잘 다녀오라는 정든 인사 속에

어제 넘던 진안 신광재 비탈 붉은 여뀌밭 꽃 빛깔에

가꾸던 채마밭 새순에 맺힌 이슬에 드는 별 무리에

유기견 함께 돌던 산책길 들리던 차량 경적 소리에

이 모든 것에 깃든 인정과 자연과 천기와 삶을

유린하고 모욕하고 훼절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불의의 집단이 저지른 패악질과 불법 바로잡기 위해

노란 리본 달린 가방에 삼 년 전 나팔 하나 꺼내 넣고

병신년 정유년에 따랐던 그 길 다시 또 오른다.

 

눈부신 가을 하늘 투명한 햇살 바람이 스치는

이 땅의 순결과 고귀함을 더럽힌 곳 어디인가

불의가 정의를 호령하고 법 집행을 가장한 폭력으로

땅 위를 비추던 정의의 여신 디케의 별자리 떨어진 곳

팽개쳐진 저울 찾아 되돌리고 박아 넣는 가을 서리

추상같은 명령 민중의 법으로 되살리기 위해서

간다. 걷고 버스를 타고 열차를 타고 전철을 내려서

마침내 이른 결집의 장소 도달하여 외치나니 받들어라

 

잘 다녀오라는 정든 친구의 인사 속에

어제 넘던 진안 신광재 비탈 붉은 여뀌밭 꽃 빛깔에

가꾸던 채마밭 새순에 맺힌 이슬에 드는 별 무리에

유기견 함께 돌던 산책길 들리던 차량 경적 소리에

이 모든 평화 속에 깃든 칼과 분노와 징벌과 횃불을

떨고 있는 너희들과 무너져 가는 거처와

너덜거리는 법전과 수의 같은 법복을 향해 던진다.

 

 

압수 체포 영장

 

너의 지금 행적이 조직의 선배들과 닮았으니

디엔에이 검색 결과가 같음을 통보한다. 너는

부정하겠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정의의 사도로 행세하지만

법의 집행자로 법의 간섭을 받지 않으니

권력의 독소에 취해 최고 권력자도 무시하는 방자함이란

 

만천하에 드러난 법의 추악함을 너를 끝으로 지울 것이니

우리가 외치는 소리로 무소불위 불법을 빼앗으리라

우리가 밝히는 횃불로 치욕의 법령을 살라버리리라

한여름 맹렬했던 매미들 삽시간에 지상으로 떨어지듯이

스스로 무거워지는 죄의 무게 추락에 몸을 실어라

 

우리는 다만 잘못된 초법적 권력을 바로잡을 뿐

너희처럼 요란하게 두려움을 안기지 않을 거다.

지금까지 모든 악습과 월권을 압수하고 체포한다.

없었던 법이 태초에 만들어져 세상을 정화하듯이

너희들의 오만함이 정의의 칼을 들게 했을 뿐이다.

너희들의 부당함이 상식의 법을 빚게 했을 뿐이다.

 

 

작별(作別)

 

어제는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외치다

오늘은 들판에 나가 메뚜기를 작별했네.

그 순하고 여리고 착하기만 한 것들

가을 기운의 명을 따라 퇴장을 준비하는

암컷과 수컷의 만남 이쁘고 고요한 기척을 보네.

하늘 푸르고 흰구름 날고 바람 서늘한 날

하얀 억새 손 흔들고 붉은 여뀌꽃 전송 인사에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업고 땅에 묻는 씨앗

주어진 한 계절 우리 농토에서 눈뜨고 놀며

벼 잎사귀 조금 갉아먹고 남긴 그들의 흔적

이 거룩한 땅에서 판치는 불의의 세력들

몰아내자고 높이는 분노의 외침이 여기 와서는

숨죽이고 다소곳해져 부끄러움만 앞설 뿐이네.

 

 

서릿길

 

경배했네. 오늘 아침 둘러본 하얀 서리 가득한 땅

쑥잎 가장자리와 탈곡한 볏짚과 논둑 언덕마다

자욱한 서릿길 눈부신 아침 햇살에 오르는 김 보며

이 땅을 가꾸는 농부 아버지 어머니의 땀방울

추위에 맺히는 결정의 길 오체투지로 나아갔네.

 

그러다 그날 서울 집회 올라가 생각을 덧보태네.

저 길거리 가득한 사람들의 뜨거운 함성 퍼져서

이 땅을 가꾸는 순결한 노동의 손길 붙잡고

하나된 서릿길 맺혀 드는 외침의 고요한 응결

동녘 햇살에 풀리는 다르면서도 같은 발산을

 

 

어느 지식인의 초상에게

 

변절자라는 이름은 너에게 과분하다.

그래도 생의 반절은 치열하게 싸웠으니 변절자는

너보다 낫다. 한때 몸담고 있지도 않은 너를

착각했던 것 드러나는구나 이제야 우리

무지한 대중들을 들끓게 했던 너의 세 치 혓바닥

지식인이라는 가면 쓴 자들은 항시 그랬지

대가리 터지게 싸우며 몸 던지는 대중들 뒤에 서서

한두 걸음 늦게야 툭 던지는 말 한마디로

자기 가슴에 훈장 하나씩 늘려 갔던 비겁자들

백가쟁명 한비자가 좌측으로 간다 하니 너는

우측으로 간다고 선언하는 거냐? 너의 선택

바람에 사라진 경전까지 아무리 뒤져 봐도 너의 말씀

보이지 않는구나 필부의 처세술에도 적이 없는

옹색한 넋두리에 우롱당하는 우리

네 말 한마디 들어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러 몰려가는 길거리

두 주먹 불끈 쥐고 우리가 떠난 뒷길

초야로 돌아가 불어오는 바람이나 되질해 보아라

 

 

날개

 

12282019년 검찰개혁 마지막 집회

교대 10번 출구 빠져나와 대검찰청 가는 길

화강암 인도 위에 버려져 있는 날갯죽지 하나

묻어 주고 가야는데 어쩌나 망설이다 말았다.

 

집회 마치고 열차 타러 무심코 전철역 들어서다

다시 보게 된 아까 그 날개 몇 번은 더 밟혔을 능멸

거두어 바로 옆 플라타너스 밑둥 열고 흙을 덮다

맹금류 검찰에게 날개 꺾인 한 사람을 떠올렸다.

 

숱한 날 비록 날갯죽지 찢겨 버려진 길가

지나는 행인들 발길에 눌려 납작해졌을지라도

플라타너스 둥치 안에서 핏빛 절단부 아물리고

거대한 봉황새 되어 봄이 오거든 날아오르렴.






목록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연인, 있어요
정숙
시산맥사


목차1부 도배장이도배장이 - 19날치 - 20인생 2 - 21소모품 - 22그리움, 그 소리 - 23눈꺼풀 - 24적막 요리…


<별들의 감옥>
고경숙
개미


고경숙 소설집 <별들의 감옥> 소개 40대에 문단에 발을 얹은 후 문학지에 발표했던 작품들 중 10편과…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
임헌영
소명출판


책소개이 책이 속한 분야인문> 문학이론> 문학비평/평론문학평론가이자 민족문제연구소의 소장, 임헌…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
이소암
시학


이소암 시집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으며 〈선암매〉, 〈징소리〉…


즐거운 오렌지가 되는 법
강순
파란


착한 마녀의 손끝에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별자리, 새로운 고통이 태어나고 마침내 새로운 기억과 시간이 …


벽이 먹어버린 사내
김정희
신생


목차시인의 말제1부바닷가재 요리법아무 곳에서도 피니 꽃이다접착제열쇠수리공이 만든 신화종이봉지에 담…


마지막 리허설
최일화
시인동네


1986년 무크 《現場文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종합문예지 《계간문예》 신인상을 수상한 최일화 시…


엿장수가 된 왕자
박한열
연극과 인간


박한열 희곡선엿장수가 된 왕자초판 1쇄 인쇄 2019년 3월 18일초판 1쇄 발행 2019년 3월 25일지은이 박한…


장생포에서
황주경
푸른사상


사회학적 상상력은 개인의 상황을 하나의 관점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다른 관점으로까지 살펴본다. 따라서 …


검찰개혁 촛불항쟁 시집
임백령
ㅂㄹ


검찰개혁 촛불항쟁 시집(시사성이 있는 작품을 내면 좀 불편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요, 추운 날 손이 얼어…



1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

 

후원 우리은행 1005-802-113278 (사)한국작가회의

(0396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로 128, 마포중앙도서관 5층 (사)한국작가회의 _ 전화 02-313-1486~7 / 전송 02-2676-1488
이메일 hanjak1118@hanmail.net(사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