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773 제목 [은수저] 김미승 / 빅 피쉬 외 1편 이름 사무처 빅 피쉬 김미승 머리가 굵은 멸치는 그냥 먹기엔 꺼림칙해 머리 떼고 똥 발라내면 고분고분해져 밑반찬으로 제격이다 머리 따로 마음 따로 간 쓸개 빼놓고 살아온 지 오래다 누군가의 밑반찬이 되기 위해 꼬들꼬들 말려온 비린 날들이여 무엇을 보았나 멸치의 휘둥그레 박제된 눈 찰칵, 찰칵, 멸치의 일생이 슬라이드 된다 바다가 지척인데 바다를 찾을 수 없다, 큼큼 바탕화면 속에 끊임없이 유영하는 빅 피쉬 한 마리 머리 떼이고 오장육보 다 내놓고서야 나는 비로소 빅 피쉬가 되었나 아주 조금씩 깨물어 먹는 김미승 사과를 좋아하면서도 나는 사과 꽃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네 내가 사는 곳에선 사과나무가 자랄 수 없다는 걸 간신히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더욱 사과를 좋아하게 되었지 사과 향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게로 와 겨운 봄날을 풀어놓고는 소문처럼 주저리주저리 역사를 만들었네 사랑한다면서 다 주겠다면서 한 번도 너를 제대로 본 적 없네 나는 사과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과 향기가 좋았을 뿐이라고 향기로운 고백을 할 때까지 나는 내내 나만 사랑하고 너는 내내 너만 사랑했네 아주 조금씩 깨물어 먹는 시큼하고 달큼한 이 사과 향기, 내 발바닥 마지막 실핏줄 하나까지 물어물어 찾아가 뿌리 내리는 지금, 내 몸은 온통 사과 밭 천지네 약력: 1999년 계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네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가 있음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583 소설   <유중원 작가 소개> 유중원 2018.12.21. 1290 582 소설   아버지 유중원 2018.12.11. 1124 581 소설   귀향 歸鄕 유중원 2018.11.30. 1134 580 소설   아버지와 아들 유중원 2018.11.17. 1325 579 소설   영현병, 김재수 하사 유중원 2018.09.08. 1268 578 소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유중원 2018.08.27. 1484 577 에세이   작가의 말 (4) 유중원 2018.06.23. 1577 576 시   산다는 것 (성두현) 성두현 2018.06.12. 1705 575 시   봄 (성두현) 성두현 2018.06.12. 1558 574 시   보라 우리는 드디어 포옹을 했다 사무처 2018.05.04. 1566 573 소설   . [1] 유중원 2018.04.04. 1787 572 소설   배반의 장미 유중원 2018.02.26. 1549 571 소설   귀휴 歸休 유중원 2018.02.23. 2164 570 에세이   진실과 왜곡 - 영화 1987 유중원 2018.01.17. 2086 569 시   멸치를 털며 정완희 2018.01.11. 2110 568 소설   성고문 고발장 유중원 2018.01.04. 2002 567 소설   그 해 겨울 유중원 2017.12.29. 1625 566 소설   광화문광장 [1] 유중원 2017.12.29. 1840 565 소설   법정모욕 유중원 2017.12.26. 1531 564 소설   1987년 7월 5일 유중원 2017.12.22. 1506 563 에세이   작가의 말 (3) 유중원 2017.12.16. 1530 562 소설   브로커 broker 유중원 2017.12.02. 1563 561 에세이   작가의 말 (2) 유중원 2017.08.18. 1543 560 소설   가발 권하는 사회 유중원 2017.08.18. 1491 559 소설   시인의 죽음 유중원 2017.07.04. 1911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