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4045 제목 [시] 조성국/ 슬그머니 이름 관리자 슬그머니 조성국 쌀뜨물 받아 생밤의 속껍질을 불리는 동안 숫돌에 반달칼 벼리었다 애비는 조각하듯 곱게 생율 치는 법만 가르치고는 살그머니 없어져선 제 주름 깊은 가슴과 어깨를 짓누르던 생애, 그것을 고스란히 떠받친 발뒤꿈치의 굳은살을 하얗게 갉아내곤 하였다 한껏 등허리를 옹송그려 옹이 같은 각질의 발꿈치를 깎아내다 들킬 때면 겸연쩍은 듯 배시시 감추던 반달 모양의 손칼을 쥐어보기도 하였는데 제삿날이면 나는 그 곤고했던 무게를 떠받치느라 조금씩 닳아 뭉개어진 애비의 신발 들고 살그머니 없어져선 구두수선집을 재게 다녀오곤 했던 일도 넌지시 떠올리며 슬그머니 없어진 자식의 빈자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조성국 1963년 광주 염주부락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 『창작과비평』봄호에『수배일기』연작 7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슬그머니』가 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534 시   식어가고 있다 최일화 2016.11.04. 1728 533 시   근혜 옆에서 김율도 2016.11.04. 1885 532 시   세월호 추모시 바람의 노래 김성찬 2016.09.28. 1868 531 시   언덕배기 그집에 관한 단상 김성찬 2016.09.28. 2132 530 시   콩 고르기 정완희 2016.07.29. 1965 529 시   가지치기 정완희 2016.01.12. 2197 528 시   팔라우 기행시 - 조정애 [2] 조정애 2015.09.22. 2296 527 시   농민대장 강선희 김성찬 2015.08.14. 2014 526 시   별과 별 사이 지창영 2015.03.16. 2427 525 시   [울산] 단속사터의 저녁 / 이숙희 김종원 2014.11.28. 2471 524 시   겨울나기 [1] 김시현 2014.02.08. 2782 523 시   이 녀석 하승무 2013.12.31. 2953 522 시   쌍봉산 성두현 성두현 2013.05.30. 3128 521 시   수락폭포를 읽는 법 -봄/김완 김완 2013.04.15. 2929 520 시   그해 봄 성두현 2013.03.18. 2912 519 시   강/성두현 성두현 2012.06.20. 3572 518 시   [울산] 무위기 / 장상관 사무처 2012.05.17. 3264 517 시   [울산] 소울메이트(Soulmate) / 이한열 사무처 2012.05.17. 3181 516 시   [울산] 병 속의 아우슈비츠 / 유정탁 사무처 2012.05.17. 2778 515 시   [울산] 백 년 동안의 고독 / 유금오 사무처 2012.05.17. 2962 514 시   [울산] 신명리에서 3 / 김종원 사무처 2012.05.17. 2883 513 시   [울산] 쥐며느리 / 조숙향 사무처 2012.05.17. 3022 512 시   [울산] 지중해 블루 같은 / 조덕자 사무처 2012.05.17. 2994 511 시   [울산] 의자 / 임윤 사무처 2012.05.17. 2893 510 시   [울산] 연꽃 씨방 / 이제향 사무처 2012.05.17. 3052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