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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제19회
두 하 늘
김 경 진
목 돌리기 체조를 하다 눈맞은 하늘이 묘해
똥싸는 자세로 앉아서 보네
오만가지 얼굴들이 오만상을 하고
북적대며 박혀있는 구름들 좀 봐
추분에 걸친 새벽 다섯시 반의 여름이
밤새 안녕하지 못했나 보네
올려다 보면 보이는 하늘 말고
가슴에 품은 하늘엔
비행선을 띄울 수도 없고
날씨를 예보할 수도 없고
더구나 보여줄 수는 더더욱 없는데
거기엔 얼마나 더 많은
얼굴 표정들이 새겨져 있을까
느닷없이 섬광 치듯 번개 치며
피비를 쏟아내지나 않을까 두렵네
내 속의 알량한 하늘 하나
예견하지 못하고 통제할 수 없다니
아름답게 살 사람 되기는 먼 모양이야
서늘한 새벽공기 마시다가
참말로 지랄같은 생각,
지난밤 잠자리가 편안치 못했나?
김경진(시인) --------------
민족문학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 회원. 1967년 전북 순창 출생. 한국 외국어대학
교 졸. 『시문학』, 『월간 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평상' 동인. 시집으
로 『서른 살의 사랑』, 『나는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간다』, 『나도 생리를
한다』. 현재 서울우유 근무.
처음 올린 날: 2001년 10월 22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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