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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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특별호(통권 58호)



[시]


주석들



이현호



죽은 친구1)의 이름2)이 기억3)나지 않는 순간4)

느낀다5), 내 삶6)에 너무 많은 주석들7)이 붙었다고8)

 

 

1) 그 친구를 사랑하진 않았지만 잠결에 마지막 전화를 못 받은 일이 샤워하고 난 뒤나 술에 취했을 때 부재 중 통화를 보면 누진 어지럼증으로 생에 대한 난독증으로 내내 씁쓸한 것이다

2) 신경쇠약에 시달린 이름을 몸에 맞지 않는 외투같이 걸치고 나는 이 세계의 계절들을 온통 앓으러 간다 이름이란 출생처럼 자기 뜻과는 무관한 것이니 친구라는 말 뒤에 접착할 별자리의 이름 하나 찾는 중이다

3) 우린 잊히기도 전에 까맣게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을 꿈꾸는 누군가 잠에서 깨면

4) 어떤 시간들은 우릴 안아주다 가고 어떤 시간들은 우릴 후려치다 가지만 모두 푸르게 출렁이는 시간 속이라고

5) 모기나 파리라도 살갗에 앉아줬으면 싶은, 마주본 두 장의 거울처럼 한없이 속을 펼쳐 보이고 싶은, 그런 날이었어 아무렇게나 탄 버스 안에서 모르는 사람의 팔꿈치에 슬며시 내 까만 팔꿈치를 대어보았지

6) 우리 짧은 날도 우주에 붙는 각주에 불과하고 뜻밖의 사건들이 뺑소니처럼 우리 삶을 완성하지만

7) 왜 그렇게 젖어 있는가, 너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8) 네 시퍼런 동정(童貞)을 떠올리며 귓불을 빨갛게 적신다, 울분의 힘으로 섹스를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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