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먼 항해의 이야기이지
당신의 심장을 따라 바다가 출렁였고, 당신은 이내 구름을 헤아리며 잠이 들었다
심장을 떠난 피가 지친 몸을 끌고 돌아오는 날이면
당신은 두근거리는 뜨거움과 기억할 수 없는 과거를 사이에 두고 이역의 먼 바다를 떠올렸다
항해의 궤적을 따라 물고기가 넘쳐났지만 당신의 해역에는 돌아갈 수 없는 뜨거운 피가 거대한 해구를 향해 창백하게 쏟아졌다
난파된 해역마다, 심장을 떠난 피가 흐느낀다고
당신은 굳게 믿었다
어쩌면 이것은
돌아갈 수 없는, 머나먼 전생의 이야기
더 이상 은빛 고기떼는 날아오르지 않았고, 당신은 심장을 꺼내 도륙당한 혈관의 거대한 흐름을 어루만졌다
당신은 발의 살점을 도려내며 더 이상 바다를 신뢰할 수 없었다
난파된 해역마다 들리지 않는 음역이 철새를 따라 날아갔지만
얼어붙은 이국의 물고기 떼는 당신의 뜨거운 혈관을 향해 돌아가지 못했다
구름을 헤아리며 밤이 왔지만
당신은
너무나 먼 해역에 홀로 외로웠으므로 심장은 쓸쓸히 타올랐다
이것은, 머나먼 이생의 이야기
당신의 피는 홀린 듯,
도륙당한 혈관을 따라 정처 없고
머나먼 이국의 바다에
끝이 없는 전생과 이생이
그저 아득하게 흐느끼고 있었다
내일을 여는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