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특별호(통권 58호)

[시]

북천교 건너 너에게

박정애

이승만 김일성이 생각의 반반씩 놓았다는

승일承日교 단애유곡 한탄강에서 한탄만이겠는가

누가 거질렀건 일에는 매조지가 있는 법

자네가 놓다만 북천교, 내가 만든 합축교라고

자갈모래 살캉살캉 맞대질 삽질로 고루 썩어

척척 이겨 바른 다릿발 위에 상판을 놓고

철조망은 국경이 아니라고

오가는 마음이야 못 먹어도 가는 GO라고

십이내장이 뻥 뚫릴 고래 땡고함 한 번 지르고 싶지 않은가

양날개 툭툭 치며 울대를 고르는

새벽닭 횃대 지르듯 소리치고 싶지 않은가

이 다리위에서 말이지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단 또 만나도

저문 길 살펴 가라 서로가 서로를 바래주다

날밤을 샌 정 많은 사돈반지기하고 싶은

마음의 봉돈烽墩을 쌓고 가슴 둥둥 거리는

일출의 오메가 한 번 보고 싶다면

나의 절반을 들어 너에게 주고

너의 절반을 들어 나에게 준다면 물밑 환한

보름달 아래 저 빌어먹을 눈 꼬리

새파랗게 모로 세운 쪽박달 하나 깨부숴도

피도 소리도 안 날 걸 말이지

자죽 자죽이 밟힐 지뢰 콩 심듯 심어놓고

겹겹이 철책철망을 친 우리가 남인가

닷세거리 장마당에 뜨거운 손 마주잡고

국밥집에 저간 안부를 놓고 너도나도 숟가락

들이미는 된장뚝배기 쓰라린 속 달래면서

그러구러 합친다면 말이지

저 다릿발 아래 솥단지 건 천렵꾼

어탕 간보듯이 제기랄

짭짭 입맛만 다시는 꼴이라니

*남과 북이 절반씩 건설한 ‘합축교’는 고성군 거진읍과 간성을 연결한 폭6m, 길이214m, 교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