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동물로 태어날 것이다. 의사 표현의 길은 없을 것이며 인간은 어김없이 동물의 육체를 경험하게 될 것. 인간이 동물이 되는 건 시간문제. 딴엔 동물이 말하길 바랐으나 부질없는 가설일 뿐.
동물의 꿈, 동물의 육체. 나는 동물로 돌아가 보고 싶었다. 내가 어둑한 한 동물이라면 하고. 안에 있는 혼령들은 거의 동일할 것. 사육과 살육이 축제화한 유니카의 지구. 야차의 식욕 같은 마천루 공포. 동물농장 속, 초원의 불안한 동물들의 이동.
동물의 꿈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살의 얼룩, 파랗게 흔들리던 풀들의 기억. 동물들은 자신의 커프집 속에서 살과 뼈로 뒹군다. 하지만 또 먼 길을 떠나고 없을 것. 그때 겨우 나를 잃고 찾지 않을 것. 동물들처럼 나의 이 육체를 해체할 수 있을까.
직립인들은 도시의 블랙박스 안에서 살아갈 것. 나는 가련한 동물의 육체의 살을 대신 꿈꾼다. 삼각의 입체로 오려지는 끔찍한 생사의 생명들, 죽음을 지우는 서류 한 장. 갑자기 몸이 공중회전한다.
내일을 여는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