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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김희정
손에 들려진 촛불
한 점 바람에 꺼질지 몰라도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은
결코 꺼지지 않았네
손에서 손으로
들불처럼 옮겨 가고 있네
국민들 마음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그렇게 새겨진 촛불
분말 소화기가 거리에 뿌옇게 휘날려도
물대포가 폭포수처럼
도심 한복판에 쏟아져도
우리들 마음은 활활 타올라
세상의 어두운 그림자 몰아낼 것이네
방패가 온 땅을 요동쳐도
닭장차가 세상 모든 길을 막아도
촛불은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국민의 아픔
소리 없이 밝혀주고 있네
어디선가 불어 온 미친바람
5천년 지켜온 우리 생명 위협하더니
국민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
듣지 못하고 있네
촛불이 타서
허연 촛농만 남아도
머리카락으로 꼬아 만든
심지를 올려서라도
미친바람 앞에 당당히 맞설 것이네
시청에서 광화문에서 종로에서
전국으로 이어지는 촛불
오늘도 쉼 없이 타 오르네
저 촛불을 연약한 불빛으로
그대가 바라본다면
촛불이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되어
이 땅의 어두운 모든 길
훤하게 밝힐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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